호치민에서 자주 찾게 되는 하이랜드커피. 하지만 같은 브랜드의 카페라도 매장마다 분위기나 고객층, 메뉴가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은 푸미흥과 크레센트몰 하이랜드커피 두 곳을 비교해보았다. 두 매장 모두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지만,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공간이다.1. 매장 분위기 비교푸미흥 하이랜드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서 매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혼자 오는 손님들이 많고, 매장 안은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다. 책을 읽거나 혼자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에어컨이 세게 나와 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원할 때 적합하다.반면, 크레센트몰 하이랜드는 넓은 공간과 강 바로 옆이라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매장 앞 도로는 차가 많이 ..
며칠 전 아침, 카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시야가 이상해졌다. 초점이 흐려지고 뿌옇게 변하면서 뭔가 불안한 느낌. 처음 겪는 증상이었기에 겁이 덜컥 났다. 혹시나 싶어 바로 집으로 돌아왔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의 식단이 떠올랐다.요즘 다이어트를 한다며 식사를 꽤 줄이고 있었는데, 그날 아침도 공복 상태였다. 물 한 잔 마시고 카페로 나간 게 전부. ‘이거 혹시… 당 떨어진 건가?’ 하는 생각에 급히 달달한 두유를 마시고 오트밀죽을 끓여 먹었다. 한 시간쯤 지나자 서서히 시야가 돌아왔고, 그 이후론 괜찮았지만 여전히 찜찜함은 남았다. 명확한 진단은 없었지만, 그 경험 이후로 식단을 돌아보게 됐다.혹시 나처럼 다이어트를 하면서 이상한 몸의 신호를 느낀 적 있다면, 특정 영양소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
요즘 같은 때에 호치민에서 산책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 같다.“산책이요? 그 더운데요?”응, 맞는 말이다. 낮에 걷는 건 산책이 아니라 거의 자외선 속 워킹 그릴 ㅋ그래서 내 하루 중 가장 프리하고 마음 편한 시간은 밤 8시 이후다.낮엔 정알 뜨겁고 땀이 흐를 정도지만, 밤에는바람이 하루 중 가장 세게 불고, 햇빛도 사라져서 드디어 ‘걸을 만한’ 상태가 되는 시간.밤이면 나도 걷는다.나는 지금 호치민 7군 푸미흥에 있는 ‘스카이가든’이라는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이 아파트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중국, 인도 등 외국인들도 많이 사는 지역이라치안도 좋고, 단지 자체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서 걷기 딱 좋다.내 산책 루트는 단순하다.아파트 단지 안을 천천히 한 바퀴..
베트남 호치민의 출근길,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난 특별한 커피. 바로 길거리에서 파는 베트남식 커피였다. 오늘 아침에는 운전 중에 만난 커피 수레에서 핸드드립식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을 사 마셨다. 가격은 만오천동(약 800원).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신기했다.그 커피 수레는 정말 눈에 띄었다. 노란색 수레가 햇빛을 받으며 밝게 빛나고 있었고, 커피를 내리시는 사장님은 예쁜 해바라기 셔츠와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계셨다. 그 모습이 굉장히 분위기 있고, 진지하게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멋졌기 때문에, 더 끌리게 되었다.베트남식 커피는 특유의 진하고 묵직한 맛이 매력적인데,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가끔 이런 진한 커피가 그리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
호치민에서 커피 마시러 다닌 곳 중에 오늘이 제일 비쌌다.Every Half Coffee Roasters.7군 스카이가든 옆에 있고, 외관은 깔끔하다.실내도 마찬가지로 군더더기 없이 현대식이다. 베트남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보다는, 딱 필요한 기능들만 정돈된 느낌. 친구 만나거나 혼자 노트북 들고 작업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핫 아메리카노, 코스타리카 라이트 로스트 – 75,000동 나는 핫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라이트 로스팅 중에 코스타리카 원두를 골랐다.한 모금 마시자마자, 산미가 확 올라왔다. 그러면서도 진한 향이 오래 남는다.빨리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니고, 천천히 조금씩 마셔야 맛이 좋다.향이 강하다 보니 같이 나온 물은 벌써 다 마셨다. 가격은 75,000동. 요즘 마신 커피 중에 가장 비..
호치민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베트남 음식에 조금씩 익숙해진다.쌀국수나 분짜처럼 이름도 잘 알려진 메뉴도 있지만, 길을 걷다 보면 ‘Ốc’이라고 적힌 가게 간판이 꽤 자주 보인다.처음엔 뭔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이게 바로 해산물, 특히 조개와 고둥류를 뜻하는 말이었다. 어제 점심엔 베트남 음식점에서 ‘구운 참고둥(Ốc nướng)’을 먹었다.Ốc은 한국으로 치면 소라나 고둥 같은 해산물이고, nướng은 ‘굽다’는 의미다.그러니까 이 메뉴는 참고둥을 구워서 내는 요리. 생소했지만, 주변에서 좋은거라며 권해주셔서 처음 먹어봤다. 음식이 나왔을 땐 생각보다 그럴듯한 비주얼에 놀랐다.접시에 담긴 참고둥 껍질들이 윤이 나고, 일부는 껍질이 살짝 탄 듯한 모습도 있었다.삶은 건줄 알고 있었는데, 구운 거였..